어느새 시즌 3의 (저의) 마지막 그림일기를 보내드릴 때가 다 되었네요. (엘리의 다음주 일기가 진짜 마지막이에요!) 이번 일기는 말그대로 지난 그림일기 이후 뭐하고 지냈는지 일기처럼 써볼까 합니다.

지난주 그림일기의 마지막 인사 기억하시나요? 마라톤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고나서, 조주 기능사 실기 시험을 앞두고 결의(?)를 다졌어요. 조주 기능사 실기는 39가지의 칵테일 중 3가지를 7분 안에 알맞은 방법으로 만들어내면 합격입니다. 레시피 외우는 게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실제로 만들어봐야 감각을 익힐 수 있을 것 같아 지난주 토요일 아침, 같이 시험을 준비하던 쑤, 제이크와 함께 칵테일 원데이 클래스를 다녀왔어요.

  3시간 동안 칵테일 실기 시험에서 유의할 점, 레시피 외우는 꿀팁 등을 배우다가, 10가지 칵테일을 직접 만들어봤어요. 직접 만들어보니 실기..역시 만만치 않겠더군요. 강사님이 옆에서 하나하나 동작을 설명해주시는데도 다들 뚝딱이가 되어서 눈알을 굴리거나 술을 쏟고는 했습니다. 레시피를 외우더라도 각 재료들이 어떤 병에 담겼는지 눈에 익지도 않고, 칵테일 도구도 익숙하지 않아 온 신경을 집중해야했어요.

  실습했던 10가지 칵테일 중 Pousse Cafe(푸스 카페)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Float(띄우기)’ 기법을 활용해서 서로 다른 3가지 리큐르를 층이 분리되도록 담아낸 칵테일이에요. 재료와 만드는 과정은 단순한데 깔끔하게 층이 분리되도록 따르기가 어려웠거든요.

모든 와인에 주인 분의 설명이 적힌 태그가 달려있어서 잘 모르는 사람도 골라보기 좋아요.  

너무 깜찍했던 반려견용 와인. 🐶

  여기저기 쑤시고 으슬으슬한 몸을 녹이려고 뜨끈한 수프를 주문해 호로록 먹으면서 문득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가 때문에, 추운 날씨 때문에 이런 게 아니구나. 나에게도 올 것이 왔군. 코로나에 걸린 게 틀림없어! 집에 돌아오는 길이 점점 힘겨워지고, 일요일 오후라 진료도 받아볼 수 없던 그날 밤. 보일러를 펄펄 끓도록 틀어놓고 이불을 덮어도 오한이 들고, 갈수록 심해지는 기침과 몸살에 정신을 못차리다가 다음날 아침 결국 확진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지난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꼬박 6일간 꼼짝없이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어요. 같은 음식을 나눠먹은 사람들이 다 걸리고, 제 주위에 앉은 사람이 다 걸려도 저만은 안 걸려서 슈퍼면역자라며 내내 으스대왔던 것이 멋쩍어졌습니다.

그치만 아프다는 핑계로 평소에는 나름 참는 아이스크림 & 빙수 와구와구 먹음

할 일도, 약속도 많았던 주간이라 여기저기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던 조주 기능사 시험도 내년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 2~3일은 앓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 같아요. 평소에 잘 체하지도, 여기저기 앓지도 않는 건강한 체질이라 이렇게 마음껏 아파본 적이 너무 오랜만이었어요. 그동안 코로나 걸렸던 지인들이 생각나면서 진짜 힘들었겠다는 생각에 그제야 진심으로(!) 공감이 되더라고요. 하루종일 몽롱한 상태로 일하고, 밥 먹고, 약 먹고, 잤더니 평일은 순식간에 끝나버렸습니다.

  주말 쯤에야 기운을 차리고 밀린 집안일도 하고 넷플릭스를 기웃거리다가 몇달 째 끝내지 못한 기묘한 이야기 시즌 1을 끝냈어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며 이제 저도 크리스마스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준비라 함은…작년에는 미니 트리와 춤추는 루돌프를 샀어요.

저는 Lindt라는 초콜릿 브랜드에서 나온 캘린더를 샀어요! 딱 12월 1일에 도착할 예정이에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려면 플레이리스트도 업데이트해야합니다. 크리스마스 캐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머라이어 캐리와 아리아나 그란데는 물론 Text me Merry Christmas, Winter Wonderland, 터보의 ‘스키장에서’, 보아의 ‘메리-크리’…여러분은 크리스마스마다 꼭 듣는 노래가 있나요?